2024년 7월 31일
타즈매니아를 여행한 후 스탑오버로 시드니에 들렀습니다. 아트 갤러리 NSW에서 알폰스 무하 전시회를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하던 중, 한국인 도슨트분이 저에게 아치볼드 프라이즈도 보라고 권하셔서 통합 티켓을 구매해 관람했습니다.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더 흥미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. 여러 면에서 인생을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보며 뜻밖의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. 가끔 인생에서 숨고 싶을 때가 있는데, 아예 프랑스로 이주해 은둔하며 살고 있는 작가(Guido Maestri)의 작품을 보고 공감되기도 했고, 그림의 어떤 한 부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기쁨을 느끼게 해 준 작품도 있었습니다. 짧은 시간이었지만 스탑오버를 한 보람이 있는 하루였습니다.
포스트잇처럼 생긴 이 작품은 작가가 주운 메모를 그대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. 쇼핑 리스트에 '짜먹는 요구르트(Squeeze Yogurt)'가 있는데, 바쁜 엄마가 휘갈겨 쓴 것 같은 이 메모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.
(우) 넷플릭스의 '하트브레이크 하이' 리메이크에서 자폐증 캐릭터를 연기한 클로이 헤이든을 그린 제시 버크의 작품입니다. 클로이는 13살에 자폐증 진단을 받았고, 성인이 된 후 ADHD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. 'Different, not less'라는 제목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. 맞아요, 다를 뿐입니다. 절대 못하지 않습니다.
프랑스에서 은둔하며 살고 있는 작가 귀도 마에스트리가 친구의 독려로 출품을 했다고 합니다. 은둔하며 살고 있는 작가도, 그를 북돋아 출품하게 한 친구도 왠지 마음을 뭉클하게 합니다.
아버지를 그린 작가의 작품입니다. 그림 속의 아버지도 화가입니다. 사이가 소원했지만, 실시간으로 그리는 작품 덕분에 아버지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.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참으로 복잡하고 미묘한 것 같습니다. 엄청난 반전이 없어도 벌써 뭉클해집니다.
(좌) 줄리안 어산지
(좌) 로라 존스가 퍼스 프리맨틀에 살고 있는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인 팀 윈튼을 그린 2024 우승작입니다. 그림에 연필선도 들어가있는데 인물의 직업을 의도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들었습니다.